속절없는 애련의 통증/이정규
동이 트는 미명 속에
거미줄 낀 눈 비비며
새들의 지저귐 같은
당신의 목소리 듣고 싶었는데
설 익은 과일처럼
할 말도 못하고서
망설임 속에 입만 벙긋
허공을 맴돌며
홀로 타는 모닥불의 심정이여
함몰 되어 가는
이 그리움은
육중한 아품의 무게에
마냥
눌려 주저 앉고 말았습니다
살다 보면
더러는 아픔도
가슴 시린 슬픔도 있겠지만
우리의 사랑은
깊은 심산의 유곡에서
태양의 햇살 아래
맺은
천상의 필연 이었는데
적막한 나루터에
속절없는 애련의 통증속에
홀로 떠도는
나룻배는 필시 설음 일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