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땅을 파는 이유
돼지가 주둥이로 땅을 파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옛날엔 인분을 개만 먹은 게 아니라 돼지도 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장실 밑에 돼지우릿간이 있었다지요.
여자들만 사는 집에서 자란 돼지가 남자가 있는 집으로 팔려 왔습니다.
새로 온 집 할아버지가 볼일을 보기 위해 화장실
널판 위에 않았습니다
마침 유월이라 할아버지 거시기가 황소만큼 축 쳐져 있었습니다.
돼지가 생전 처음 보는 것인데 곧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배가 고팠던 터라 떨어지기만 하면 단숨에 삼킬 생각에
김치 국을 마시며 이제나 저제나 하고 위만 바라보고
있었더니 목 고개가 아팠습니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 쉬는 동안 깜박 잠이 들어버렸는데
그 사이 며느리가 들어와 앉았습니다.
돼지가 잠이 깨어 위를 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거시기가 감쪽같이 없어진 것입니다.
마침 젊은 며느리가 달거리 중이라 거시기

떨어진 자국이 선명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거시기는 온데간데 없고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누가 왔다 간 것도 아닌데 돼지는 주둥이로 땅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석 달 열흘을 땅을 파고 찾아도 찾지 못한 돼지가
상심 끝에 병에 걸려 죽기에 이르렀습니다.

자식들을 불러 모아 놓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분명히 주위에 이집 영감의 거시기가 있을 터이니
꼭 찾도록 하여라.
그리하여 돼지는 조상의 유언에 따라
시간만 나면 주둥이로 땅을 판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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